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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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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써야 하는가?

글쓰기의 첫걸음,
문장연습
단어, 문장, 단락(문단). 이 세 요소가 어우러져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단어와 문장, 단락은 저마다 갖춰야 할 최소 요건이 있다. 우선 단어가 적절하게 선택되어야 한다. 단어와 단어가 서로 유기적 관계를 가질 때 문장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그런 문장들이 모여 온전한 단락을 이룬다. 문장과 문장이 서로 연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처럼 단락과 단락도 맥락을 형성해야 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서론, 본론, 결론 구조는 기본적으로 세 단락(처음, 중간, 끝)에서 출발한다. 본론을 늘리면 글은 얼마든지 길게 쓸 수 있다. 기승전결 구성 또한 네 단락에서 시작해 무한대(n단락)로 늘어날 수 있다. 좋은 문장 쓰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간결하게 쓸 것, 둘째, 명확하게 쓸 것. 문장은 짧을수록 좋다. 문장이 짧아야 간결하고 명확해진다. 가장 짧은 문장은 주어 하나에 술어 하나로 이뤄지는 문장이다. 주어 하나, 술어 하나인 문장에는 하나의 이야기(정보)가 담긴다. 물론 구문을 단순화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문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발상과 관찰, 즉 좋은 생각이 좋은 문장의 필수 요건이다. 좋은 생각이 좋은 문장을 낳는다. 거듭 강조하지만 글쓰기는 곧 생각하기이다.
생각을 분명히 해야 문장이 명확해진다
모든 글쓰기에는 글감, 즉 주제와 대상이 있다. 글의 주제는 대부분 보편적인 것이고, 대상 역시 대부분 낯익은 것이다. 문제는 쓰려고 하는 바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와 대상을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하면 문장이 길어지고 모호해진다. 문장을 쓰기 전에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구한 다음에 쓰자.
네 줄을 넘겼다면 무조건 나쁜 문장
어느 정도 길이의 문장이 짧은 문장일까? 어절 수를 기준으로 문장을 이해하는 정도를 측정한 연구 결과가 있다. 어절 수가 8개 이하의 문장은 이해하기가 매우 쉽고, 11~14개는 비교적 쉽다고 한다. 반면에 21~25개인 경우는 이해하기 어렵고 29개가 넘어가면 매우 어렵다고 한다. 또, 짧은 문장은 20~50자 사이의 문장이다. 한 문장이 50자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워드프로세서를 기준으로 두 줄을 꽉 채우거나 넘긴 문장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네 줄을 넘겼다면 무조건 나쁜 문장이다. 독자를 숨차게 만들면 안 된다. 길면 두세 문장으로 나누라. 단박에 읽힌다.
원문 : 2010년은 전통적인 중국 세수로 호랑이 해이며 인류가 21세기로 진입한뒤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첫해로, 이 한 해는 세계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중국에도 매우 중요하다.
수정문 : 2010년은 전통적인 중국 세수로 호랑이 해다. 인류가 21세기로 진입한뒤 두 번째 10년이 시작되는 첫해이기도 하다. 이 한 해는 세계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중국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주어와 술어를 1:1로 호응시켜라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이야기 (정보)만 담는다. 가장 짧은 문장은 주어 하나에 술어 하나인 문장이다. 한 문장에 술어가 셋 이상이면 문장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표현하려고 하는 바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초심자들의 경우 한 문장에 주어가 둘 이상일 때도 있다. 다음 예문을 살펴보자. 

이번에 출토된 청동제 항아리는 발() 모양으로 손잡이가 입구에 부착돼 있어 당시 곡식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방 계열인 스키타이식 유물이 국내에서 출토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박종화, 『미디어 문장과 취재 방법론, 한울아카데미, 2009. 27쪽. 

 한 문장 안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위 문장은 청동제 항아리의 형태, 용도, 의의로 끊을 수 있다. 긴 문장을 짧게 나눌 때는 연결형 어미를 주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위 예문에서 연결형 어미로 이어지는 곳은 두 군데다(부착돼 있어'와 '추정되며'), 이것들을 끊어 다음과 같이 고쳐 쓸 수 있다.
 
→ 북방 계열 스키타이식 청동제 유물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번에 출토된 청동제 항아리는 발() 모양으로 손잡이가 입구에 부착돼 있다. 형태상 곡식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주어를 분명히 하라
글을 처음 쓰다 보면 주어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 주어가 불분명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생각을 충분히 가다듬지 않고 쓰기 때문이다. 한 문장에 하나의 정보를 담는다는 원칙을 유념하면 주어가 모호해지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서술어와 연결형 어미를 줄이고 주어를 문장의 앞에 놓도록 하자. 문장 순서에도 유의해야 한다. 시간과 장소, 행위와 사유의 주체가 서두에 나오는 게 좋다. 

일본 역사학계는 명성황후 ‘사체 능욕’을 여러 차례 언급하였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고서 전문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었다. 전문이 공개되지 않았던 ‘에조 보고서’가 역사학자가 아닌 한 작가의 끊임없는 관심과 열정적인 추적 끝에 발견된 것인데 을미사변이 있은 지 107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 보고서가 발견되기 전부터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관련된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되어 왔지만 일본 학계는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인용문은 아래와 같이 수정했다. 먼저 문장 순서를 재배치하고 각 문장의 주어를 앞으로 내세웠으며 반복되는 표현을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장의 길이 또한 짧게 고쳤다.
 
→ 을미사변이 일어난 지 107년이 지난 2002년 6월, 한국의 한 작가가 '에조 보고서'를 발견했다. 역사학자도 아닌 작가의 끊임없는 추적 끝에 전모를 드러낸 이 보고서는 그동안 추측만 무성했던 명성황후 시해 사건의 전말을 담고 있어서 충격적이다. 보고서는 명성황후가 살해 당시 능욕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역사학계는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해 왔다.

추측하는 표현을 삼간다
문장은 뜻이 분명해야 한다. 글쓰기, 특히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글이나 자기 주장이 확실한 글은 머뭇거리는 것보다 단호한 것이 낫다. 자신감 없이 주저한다고 해서 글이 부드럽거나 겸손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추측하는 표현, 사유동사를 절제해야 한다. ‘~인 것 같다’ ‘~일 것이다’ ‘~인 듯하다’처럼 추측하는 표현은 글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원문 :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옳고 그름의 문제로 결정되지 않는 게 많은 것 같다.
수정문 : 인간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옳고 그름의 문제로 결정되지 않는 게 많다.

주제와 단락 구성
주제문은 한 문장으로
발상법을 활용해 새로운 생각을 얻거나 기존 자료를 활용하여 주제에 대한 지식을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생각과 자료들을 서로 연관된 것끼리 엮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떠올릴 수 있다. 이 지점에서 글의 중심 주제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주제가 복잡하면 할수록 실제로 글을 써 나가다 보면 처음에 설정한 중심 주제가 다른 것으로 변경될 가능성은 그만큼 더 높아진다. 글쓰기 과정에서 수없이 부딪히게 되는 일종의 통과의례이다.
대부분의 글에서 중심 주제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문장은 글 전체가 다룰 내용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일반적인 진술이다. 이 일반적 진술은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구체적 사실들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독자에게 제시하는 약속과도 같다. 이런 일반적 진술은 대개 글의 첫머리(서론)에서 제시되는 것이 원칙이며, 이 경우 이 진술을 ‘주제문’이라고도 한다. 다음은 좋은 주제문의 예이다.

흔히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사람들의 미움을 받아 온 박쥐는 사실 무해하며 오히려 농사에 큰 도움을 주는 이로운 동물이다.
영국의 수상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유능한 정치가이자 전략가로 널리 알려진 윈스턴 처칠은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저술가이기도 하다.
주제문은 대개 관련 영역의 경계를 명확히 정하는 핵심어 혹은 중심 주제를 담고 있어야 한다. 위의 두 문장은 각각 ‘박쥐의 이로움’과 ‘처칠의 문학적 재능’으로 논의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짓고 있다. 박쥐를 주제로 하는 글의 주제는 광범하고 다양할 것이다. 박쥐의 비행 능력에서부터 초음파의 사용, 야행성의 습성, 번식, 섭생 등이 모두 글의 주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글이건 길이와 논의의 폭에 제한이 있으므로 이 모든 분야를 모두 다루기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특정한 분야와 관련된 사실로 주제를 제한해야 박쥐에 대한 효과적인 글을 쓸 수 있으며, 그러한 이유에서 논의의 폭을 제한하는 초점이 뚜렷한 주제문이 필요한 것이다. 주제문이 갖추어야 할 두 가지 요건이 있다. 첫째, 개별 사실이 아닌 일반적인 진술이어야 한다. 둘째, 일반적이되 어느 정도는 제한적이어야 한다. 이 두 조건을 만족시킬 때 주제문은 모호하지 않고 또렷한 초점을 갖게 된다.

주제문은 일반적 진술이어야 한다. 주제문은 앞으로 본론에서 제시될 개별 사실들이 주제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를 미리 알려 주는 역할을 하므로 그 자체가 개별 사실이어서는 안 된다. 글의 첫머리에 제시되는 주제문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진술로서, 개별 사실들에 의해 진위가 확인될 필요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주제 : 로봇공학의 미래
사실적 주제문 : 로봇공학은 로봇의 설계, 제조, 응용 분야를 다루는 과학이자 기술이다.
효과적 주제문 : 정부의 적절한 지원과 충분한 예산, 그리고 뛰어난 로봇공학 연구자의 양성 없이는 국내 로봇공학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주제문은 초점이 명확해야 한다. 애매하거나 모호한 주제문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힘들다. 주제문은 그 글이 어떤 목적으로 쓰였는지 명확히 밝혀 주어야 한다. 모호한 진술을 피하기 위해서는 ‘흥미롭다’, ‘나쁘다’, ‘역겹다’ 등 정의 내리기 힘든 모호한 어구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

주제 : 서울의 문화 시설
모호한 주제문 : 서울은 정말 흥미로운 도시다.
효과적 주제문 : 서울의 공공 미술관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뛰어난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단락 구성의 원칙
단락이란 무엇인가. 단락이란 같은 성격의 문장들로 이루어진 문장의 덩어리다. 이렇게 문장의 덩어리들이 서로 맥락을 형성하면서 한 편의 글을 이룬다. 한 편의 글에 같은 문장이 있어선 안 되는 것처럼, 한 핀의 글에 같은 단락이 있으면 안 된다. 의도하지 않았다면 반복은 언제나 금물이다. 단락 구성의 원칙은 단순하다.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 우선, 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이야기가 들어가야 하는 것처럼(문장 구성의 원칙) 하나의 단락에는 같은 내용의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다. 가령 물고기의 종류에 대한 글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서식지에 따라 구분한다면 민물에서 사는 물고기,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 그리고 민물과 바다를 오가며 사는 물고기, 이렇게 세 단락으로 이뤄질 것이다. 하나의 단락은 같은 성격의 문장으로 이뤄져야 하므로 붕어나 미꾸라지, 메기 등 민물에 사는 물고기를 소개하는 단락에 상어나 연어, 고래를 끌어들이면 곤란하다.
두 번째 원칙은 각 단락의 분량을 맞추라는 것이다. 도입부 첫 단락과 결론 부분의 마지막 단락을 제외한 단락, 즉 본론에 속한 단락들은 길이가 서로 비슷해야 한다. 어떤 단락은 길고, 어떤 단락은 짧다면 글의 완성도가 떨어지기 십상이다. 초고를 완성한 다음, 단락의 길이를 비교해 보라. 눈으로 훑어 봐서 단락의 분량이 서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반면, 단락의 길이가 들쭉날쭉하다면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소설은 예외로 해야 한다). 단락의 길이가 비슷하지 않은 것은 생각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개요를 짤 때 각 단락에 들어갈 요소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으면 단락의 분량에 문제가 생긴다. 어느 단락은 길고, 어느 단락은 짧아진다.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단락마다 하나의 키워드(중심문장)를 설정하는 것이다. 세 단락으로 이뤄진 글이라면 세 개의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글쓰기에서 생각하기란 곧 단락을 설계하는 것이다. 글 전체를 몇 단락으로 구성할 것인가, 각 단락의 키워드는 무엇인가. 단락 수와 키워드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다시 말해 개요가 제대로 짜이지 않았다면 글 쓸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이다.
단락 수가 정해지고 각 단락의 키워드를 정했다면, 분량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각 단락의 키워드가 뼈대라면 그 뼈대를 중심으로 '살'을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설명이나 묘사, 사례, 인용 등이 글의 살이다. 각 단락마다 살의 요소가 비슷하도록 구상해야 한다. 그래야 단락이 서로 균형을 이룬다.
개요짜기
‘생각하지 않았으면 쓰지 말고, 쓰고 나서 고치지 않았다면 누구에게 보여주지 말라.’ 글쓰기의 철칙 중 하나이다. 여기서 생각하기가 바로 개요 짜기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개요를 짜는 일이 글쓰기의 첫 걸음이다. 개요가 글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글의 주제를 정하고 나서 곧바로 글쓰기 작업에 착수할 경우, 충분한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종종 있다. 막상 글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초고를 다 쓰지 못하거나 글의 첫 부분만 완성하고는 생각이 막혀 고민하게 된다. 겨우 다 썼더라도 논리 전개에 문제가 있거나 목적했던 바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미리 글 전체의 구성을 기획하고 글의 각 부분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글 전체의 개요(윤곽)을 구성할 때는 글 전체의 중심 내용, 즉 주제문 다음에 그 주제문과 관련된 개별 사실들을 나열하고, 마지막으로 주제문의 유효성을 재확인하는 구조로 짜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개요는 나중에 글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각각 서론, 본론, 결론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핵폐기물 처리’라는 다소 복잡한 주제를 다루는 글의 전체 윤곽을 대략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주제문
핵폐기물 처리와 관련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다들 나름대로 결함이 있기 때문에 완전한 처리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개요
1. 남극대륙 얼음층 매립법
- 남극대륙의 얼음층 자체의 성질에 대해서도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 국제협약 때문에 남극대륙을 핵페기물 처리장으로 활용할 수 없다.
2. 우주 공간 활용법
- 사고 발생시 전 지구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경비가 지나치게 많이 든다.
- 세계 각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3. 해저 매립법